동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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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요람에서 무덤까지’… 성도들의 전 생애 책임집니다

 

대구 동구 장등로 동일교회가 추구하는 사역 비전은 의외로 간단하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교회는 국공립 ‘동일 프로이데 어린이집’을 시작으로 초·중·고 대안학교인 ‘동일 프로이데 아카데미’, 청장년 평생 학습기관인 ‘동일 프로이데 평생교육원’, 어르신의 노후를 책임지는 ‘동일 재가노인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성도들의 전 생애를 책임지는 시스템을 만들어 놨다. 지역 교계를 위해선 동일이단대책연구소, 한국교회를 위해선 ‘동일 프로이데 IT선교연구소’와 칼 귀츨라프 선교기념 고대도 선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평생교육원으로 교회 문턱 낮춰

동일교회는 2015년까지만 해도 예배 중심의 전통적 교회였다. 그런 교회가 3년 만에 23개 프로젝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며 지역사회와 한국교회를 위한 교회로 탈바꿈한 것은 제4대 오현기(53) 목사가 부임하면서부터다.

오 목사는 고려신학대학원과 독일 국립 베를린 훔볼트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백석대 기독교학부 교수로 활동했다. 교육 전문가답게 오 목사가 부임한 첫해 손댄 것은 평생교육원의 전신인 ‘동일 크리스천아카데미’ 인문학 강좌를 개설한 것이다. 2016년에는 프로이데 아카데미를 개교했다. 프로이데는 독일어로 ‘기쁨’이라는 뜻이다.

평생교육원에선 가죽공예 한지공예 생활한자 초급영어 등 50여 강좌가 운영 중이다. 평생교육원을 담당하는 김명환(45) 부목사는 “평생교육원이 교회의 문턱을 낮추고 고용을 창출하며 복음을 전하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면서 “매 학기 150∼200명이 수업을 듣고 있는데, 평생교육원 실적을 토대로 국비지원 교육과 학점은행제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대안교육

대안학교에는 초등학생 24명, 중학생 21명이 재학 중이다. 교사는 35명으로 정규 수업에 3D 프린터 활용과 코딩, 로봇과학, 드론 실습, 음식 만들기, 검도, 뮤지컬 수업 등도 들어가 있다.

대안학교를 담당하는 이헌체(44) 부목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신앙과 실력을 갖춘 기독교 인재를 키우기 위해 3D 프린터와 드론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장비가 최신식이다 보니 인근 고등학교 학생들이 ‘소수 선택 교육과정’이라는 전문수업을 받는다”고 귀띔했다. 미국 국제대학생선교회(CCC) 본부에서 근무했던 최향숙(63·여) 교장은 “21세기 통일한국 시대를 이끌고 갈 글로벌 인재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만 1세부터 5세까지 영유아를 돌보는 국공립어린이집을 개원했다. 최은주(48·여) 전도사는 “아기학교로 시작된 영유아 사역이 국공립어린이집 개원으로 결실을 맺었다”면서 “워낙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다 보니 어린이집 입소를 위해 교회에 출석하는 젊은 부부도 있다”고 말했다. 황영원(62·여) 권사는 “교회에 한 번도 오지 않았던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 손을 잡고 교회로 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교계·사회를 책임지는 교회

교회는 2016년 경북 성주에 시니어타운을 만들고 대구·경북 지역 최초로 이단대책연구소를 개소했다. 지난해에는 IT연구소와 재가노인지원센터를 열었다. 동일재가노인지원센터 김정경(36·여) 팀장은 “사회복지사 3명이 지역 어르신 100여명을 돌보고 있는데, 교회에서 연간 1억3000만원을 후원하고 있다. 장기적으론 장기요양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단대책연구소를 담당하는 이정일(43) 목사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때문에 대구·경북 지역 교계가 큰 타격을 입었는데 상담소 개소 후 신천지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이 매주 5∼6명씩 상담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IT연구소에선 스마트폰을 활용해 선교지에서 37개 언어로 전도할 수 있는 ‘비전트립’ 애플리케이션과 중직자 선거 전용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국 교회에 보급하고 있다. 연구소 담당 김태형(43) 부목사는 “교회가 한국교회를 섬기기 위해 자체적으로 선교와 선거 등 각종 앱을 개발해 내놓고 있다”면서 “한국교회가 IT 분야에 관심을 갖고 블로거 100명만 제대로 육성해도 교회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도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는 교회

이처럼 다양한 활동을 펼치니 성도들의 자부심도 남다르다. 장지민(26·여)씨는 “현대사회에서 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점점 나빠지고 있는데 우리 교회는 다양한 사업으로 지역사회를 선도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면서 “지역사회에 열려 있는 교회에 대해 젊은이들이 소속감을 느끼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대현(28)씨는 “교회가 다음세대, 특히 청년에 관심이 많다”면서 “여러 기관을 통해 주변 사람들을 돌보는 교회의 모습을 보며 청년들이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동도(69) 장로는 “하나님께서 목사님을 통해 주신 비전이 기적처럼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요즘 당회원들의 기도제목은 하나님의 뜻이 대구·경북을 넘어 전국적으로 이뤄지게 해달라는 것”이라며 웃었다.

▒ 오현기 목사에게 듣는 대구 동일교회 부흥 비결 
“부목사 정년 보장해 사역 전문성·안정성 확보” 

대구 동일교회가 전문화된 특수사역을 왕성하게 펼치고 있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정답은 ‘테뉴어(Tenure) 제도’에 있다. 교회는 부목사들이 책임감을 갖고 사역을 전개할 수 있도록 대학교수처럼 65세 정년을 보장한다. 현재 3명의 부목사가 당회에서 정년 보장이 결정됐다.

오현기 목사는 “부목사의 경우 3∼4년이 지나면 타 교회로 이동해야 하는 압박감이 크다”면서 “대학이 종신교수제도를 운영하듯 부목사의 정년을 보장해 줘야 평생교육원이나 이단대책, 대안학교 등의 사역에서 전문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회가 지역사회와 교계를 섬기는 또 다른 원동력은 한국교회의 ‘뿌리 찾기’에 있다. 그는 부임 첫해부터 성도들과 함께 한국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 독일인 칼 귀츨라프(1803∼1851)의 흔적을 찾아 충남 보령 고대도 선교유적지를 방문했다.

귀츨라프는 1832년 7월부터 1개월간 조선을 방문해 성경과 전도책자, 의약품 등을 전하고 감자 파종법을 전수했다. 주기도문도 한글로 번역했다. 교회는 이 같은 역사성을 기리기 위해 2016년 고대도에 선교기념 조형물을 설치했으며 이듬해 고대도 선교센터를 개소했다.

오 목사는 “한국교회는 선교 역사 안에서 우리의 역할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면서 “목회는 어느 한쪽에만 집중하지 않고 사회 변화에 따라 문화 예술 교육 복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목회자는 영적 전투 속 참호에서 총을 쏘는 소총수가 아니라 전략을 짜고 지휘하는 최고사령관”이라면서 “담임목사는 10년 뒤 자신이 섬기는 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한국교회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지 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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